제로랩 피부강의
선크림은 크림 스틱 스프레이 쿠션 중에 뭘 써야 합니까
안녕하세요, 홍대입구역 1번출구 제로랩 의원 김동원 대표원장입니다.
선크림 덧바르기, SPF 숫자보다 다시 바르는 횟수입니다에서 제형 이야기는 분량이 따로 필요해 다음 글로 미뤄뒀습니다. 오늘이 그 글입니다.
선크림 상담 시 이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백탁 없는 게 좋아요, 있는 게 좋아요?" 그런데 제형을 고르는 일에서 실제로 결과를 좌우하는 것과 이 질문은 관련성이 떨어집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바르느냐입니다.
제형마다 실제로 발리는 양이 다릅니다
이게 이 글에서 제일 중요한 숫자입니다.
52명에게 로션 스프레이 스틱을 직접 바르게 하고 실제 도포량을 잰 연구가 있습니다[1].
| 제형 | 실제 도포량 |
|---|---|
| 스프레이 | 1.6 mg/cm² |
| 로션 | 1.1 mg/cm² |
| 스틱 | 0.35 mg/cm² |
SPF가 라벨대로 나오는 기준량은 2 mg/cm²입니다. 스틱은 그 6분의 1입니다. 로션과 비교해도 3분의 1입니다.
같은 선크림이라도 제형을 바꾸면 성분이 아니라 양이 바뀝니다. 앞선 글에서 표준량을 바르고 측정한 것이 SPF라고 말씀드렸듯, 양이 바뀌면 SPF가 바뀝니다.
기준량을 채우는 사람은 원래 거의 없습니다
스틱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같이 보셔야 합니다.
유럽 학생 124명이 여름휴가 동안 쓴 양을 잰 무작위 대조시험에서 도포 두께 중앙값은 0.39 mg/cm²였습니다. 성별 피부타입 지역 SPF 어느 쪽으로도 차이가 없었습니다[2].
덴마크 해변에서 실제 사용자를 측정한 자료는 더 직접적입니다. 평균 0.57 mg/cm², 그때 실제로 작동한 유효 SPF는 평균 2.3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쓰고 있던 제품의 SPF 중앙값은 20이었습니다[3].
SPF 20짜리를 발랐지만 SPF 2.3의 효과밖에 내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저는 선크림을 설명드릴 때 백탁 여부를 선택의 기준으로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바르는 양을 기준으로 설명드립니다.
스틱은 빠뜨린 자리가 눈에 안 보입니다
스틱은 양이 적게 발리는 데다 문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대부분 백탁이 없어서 바른 자리와 안 바른 자리가 구분되지 않습니다.
빠뜨리는 것 자체는 제형과 무관하게 흔합니다. 지원자 31명을 블랙라이트로 찍어 본 연구에서 한 번 바르고 나면 몸 표면의 20%가 아예 안 발린 상태였습니다. 두 번 겹쳐 바르자 9%로 줄었습니다[4].
얼굴에서도 같습니다. 참가자 84명을 자외선 카메라로 촬영한 연구에서 눈꺼풀 주변은 특히 잘 빠졌고, 참가자들은 자기가 빠뜨린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5].
몸도 얼굴도 눈으로는 확인이 안 됩니다. 스틱은 여기에 백탁까지 없어서 확인이 더 어려운 셈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스틱 선크림을 단독으로 권하지 않습니다. 스틱은 덧바르는 용도에 맞습니다. 코 광대 귀처럼 땀에 잘 지워지는 부위를 보강할 때 쓰십시오.
스프레이는 양이 아니라 흡입이 문제입니다
스프레이를 두고 "적게 발린다"고 하는 말을 자주 듣는데, 위 연구에서는 오히려 로션보다 많았습니다(1.6 vs 1.1)[1]. 다만 이 수치는 공중으로 날아간 분량이 어떻게 계산됐는지까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스프레이가 더 많이 발린다고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스프레이에서 실제로 조심해야 하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화장품 스프레이 78종의 입자 크기를 잰 연구를 보면, 10 µm 미만인 호흡성 입자의 비율이 이렇게 갈립니다[6].
| 분사 방식 | 호흡성 입자 비율 |
|---|---|
| 펌프식 | 평균 0.5% |
| 가스 분사식 | 평균 15.25% |
30배 차이입니다.
"입자가 크니까 마셔도 코에서 걸린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습니다. 분사 직후 액적은 크지만 분사제가 증발하면서 최종적으로 남는 것은 직경 75 nm 수준의 고체 입자라고 보고한 연구도 있습니다[7]. 미국 FDA도 자외선 차단 스프레이에 대해 의도치 않은 흡입을 줄이기 위한 입자 크기 시험과 인화성 시험을 요건으로 제안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안내드리는 기준은 이렇습니다. 스프레이는 실외에서 몸에 쓰시고, 얼굴에 직접 분사하지 마십시오. 얼굴에 쓰셔야 하면 손에 덜어서 바르시는 편이 낫습니다. 그리고 스프레이는 처음부터 단독으로 쓰기보다 크림을 바른 위에 덧뿌려 보강하는 용도가 맞습니다.
쿠션은 근거가 없습니다 — 그대로 말씀드립니다
쿠션 타입은 국내에서 많이 쓰는데, 도포량을 잰 논문을 찾지 못했습니다. 여러 각도로 검색했지만 PubMed에 등재된 연구가 없습니다.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쓸 수는 없어서 그대로 적습니다. 쿠션이 얼마나 발리는지, 화장 위에 덧발랐을 때 차단 지수가 유지되는지는 저희도 숫자로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다만 방향을 짐작할 단서는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 앞서 본 84명 연구에서 SPF가 든 보습제는 전용 선크림보다 커버리지가 유의하게 나빴습니다. 얼굴 전체 미도포 면적이 전용 제품 11.1%인 데 비해 SPF 보습제는 16.6%, 눈꺼풀은 14.0% 대 20.9%였습니다[5]. 쿠션도 화장품을 겸하는 제품이라 같은 범주에 들어가지만, 쿠션 자체를 시험한 연구는 아닙니다.
둘. 퍼프 위생은 짚고 갈 만합니다. 사용 중인 화장품을 배양한 연구에서 79~90%가 세균에 오염돼 있었고, 화장 스펀지에서 특히 높았습니다. 93%가 한 번도 세척된 적이 없었고 64%는 바닥에 떨어뜨린 뒤에도 계속 쓰이고 있었습니다[8]. 이것도 쿠션 퍼프를 직접 검사한 연구는 아닙니다.
정리하면 쿠션은 "이만큼 발린다"고 말할 근거가 없습니다. 다만 2 mg/cm²라는 기준은 손으로 액상을 펴 바르는 조건에서 정해진 숫자라, 두드려 얹는 방식이 그 기준을 그대로 채운다고 전제하기는 어렵습니다. 쿠션을 쓰신다면 그것만으로 차단을 끝냈다고 보지 마시고 덧바르는 수단으로 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올인원 제품은 어디까지 인정하면 됩니까
같은 자리에서 한 가지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남성분들 중에 스킨 로션 선크림이 한 통에 들어 있는 올인원 제품을 쓰시는 분이 많습니다. 저도 권해 드리는 편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안 바르는 것보다 바르는 쪽이 낫기 때문입니다. 단계가 늘어나면 안 바르게 되는 분들이 있는데, 그분들께는 한 통으로 끝나는 제품이 실제로 발리는 제품입니다.
다만 한계는 분명히 알고 쓰셔야 합니다. 위 84명 연구가 보여주는 것이 정확히 그것입니다 — 선크림을 겸하는 제품은 전용 제품보다 커버리지가 떨어집니다[5]. 그리고 올인원 제품은 대개 SPF도 전용 제품보다 낮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잡는 기준은 이렇습니다. 올인원 제품은 대부분 실내에서 지내시는 날에 의미가 있습니다. 출퇴근길과 창가 정도의 노출이라면 이것으로 충분합니다. 반면 야외활동이 길어지는 날에는 올인원 단독으로는 많이 부족합니다. 그런 날은 전용 선크림을 따로 바르시고, 중간에 덧바르는 것까지 계획하셔야 합니다.
백탁이 있는 쪽이 더 낫습니까
여기는 솔직한 답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같은 SPF 같은 양에서 백탁이 있는 제품이 더 낫다는 인체 직접 비교를 저희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확인된 것은 이렇습니다. 같은 자외선 필터 조성으로 비히클만 다섯 가지로 바꿔가며 잰 연구에서 제형이 SPF를 유의하게 좌우했습니다. 그런데 그 변수는 백탁이 아니라 점도와 오일상의 연속성이었습니다. 점도가 낮으면 막이 얇게 깔리고 SPF가 낮았고, 연속 오일상이 가장 두꺼운 막과 가장 높은 SPF를 만들었습니다. 오래 문지르면 막 두께와 SPF가 줄었고, 세게 누르면 SPF가 떨어졌습니다[9].
"제형이 효과를 만든다"는 맞습니다. 다만 그 이유가 백탁이 아닙니다.
백탁과 성분 계열이 1:1로 대응하지도 않습니다. 무기 필터와 유기 필터를 직접 비교한 연구에서 쓰인 MBBT는 유기 필터인데 입자 형태라 백탁을 만듭니다[10]. "백탁이면 무기, 무백탁이면 유기"라는 구분이 실제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두 성분이 피부에서 어디까지 가는지도 같이 봤는데, 둘 다 90% 이상이 처음 15회 테이프 스트리핑에서 회수됐습니다. 남은 10%도 살아 있는 조직으로 들어가지 않고 피부 고랑과 열린 모공 입구에 머물렀습니다[10]. 무기든 유기든 표면에 남아서 일하는 것은 같다는 뜻입니다.
유지력도 단순하지 않습니다. 무기 필터가 분해되지 않는 것은 맞지만, 그 대신 광촉매 활성이 있어 활성산소를 만드는 문제가 따로 있습니다. 최근 연구들이 이 부분을 코팅으로 억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반대로 광안정성이 낮다고 알려진 것은 아보벤존이라는 특정 성분이지 유기 필터 전체가 아닙니다.
저희가 상담 시 안내드리는 기준
제형을 고르는 순서는 이렇게 잡으시면 됩니다.
- 기본은 크림 또는 로션입니다. 얼굴 전체를 덮는 주력은 여기서 정합니다
- 스틱은 보강용입니다. 코 광대 귀 헤어라인처럼 지워지기 쉬운 자리를 덧바를 때 씁니다
- 스프레이는 실외에서 몸에, 덧뿌리는 용도로 씁니다. 얼굴에 직접 분사하지 않습니다
- 쿠션은 덧바르는 수단으로 둡니다. 이것만으로 차단을 끝냈다고 보지 않습니다
- 백탁 여부는 마지막에 고릅니다. 선크림은 성분표보다 매일 손이 가는지가 먼저입니다. 백탁이 부담스러워 안 바르게 되는 제품보다, 매일 바르게 되는 제품이 낫습니다
야외활동이 길면 덧발라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덧붙이겠습니다. 어떤 제형을 고르시든 한 번 바르고 끝나지 않습니다.
7~12세 어린이 98명을 해변에서 관찰한 무작위 대조시험이 이 지점의 근거입니다. 6시간 노출에서는 1회 도포와 4회 도포의 홍반 보호가 비슷했습니다. 그런데 8시간으로 늘어나자 1회 도포 쪽이 5회 도포보다 홍반 발생률과 중증도가 높았습니다[11].
노출이 짧으면 차이가 안 나고, 길어지면 갈립니다.
재도포 시점에 대해서는 흔히 알려진 "2~3시간마다"와 다른 계산도 있습니다. 실제 도포량과 제품이 피부에 붙어 있는 정도를 반영한 모델에서는, 햇빛에 나간 뒤 20분에 다시 바르면 2시간에 다시 바를 때 받는 자외선의 60~85% 수준으로 줄었습니다[12]. 모델 연구라 그대로 옮기기는 조심스럽지만, 노출 시작 직후에 한 번 더 바르는 것이 뒤로 미루는 것보다 낫다는 방향은 분명합니다.
마무리
많은 분들께서 백탁 있는 것과 없는 것 중 뭐가 낫냐고 물으십니다. 제 대답은 이렇습니다.
백탁 유무가 주는 차이보다, 얼마나 바르고 얼마나 다시 바르느냐가 훨씬 중요합니다. 해변에서 SPF 20을 바른 사람들이 실제로 SPF 2.3의 효과밖에 보지 못했습니다. 이 격차 앞에서 성분 계열은 부차적인 문제일 뿐입니다.
백탁이 신경 쓰여 바르는 것을 미루게 되신다면, 백탁 없는 제품을 충분히 바르고 자주 덧바르시는 편이 낫습니다. 야외활동이 길면 어차피 덧발라야 하니까요. 제형은 효과를 고려해서 고르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다르게 쓰는 것입니다.
참고문헌
[1] Novick R, Anderson G, Miller E, Allgeier D, Unice K. Factors that influence sunscreen application thickness and potential preservative exposure. Photodermatol Photoimmunol Photomed. 2015;31(4):212-223. DOI: https://doi.org/10.1111/phpp.12171
[2] Autier P, Boniol M, Severi G, Doré JF. Quantity of sunscreen used by European students. Br J Dermatol. 2001;144(2):288-291. DOI: https://doi.org/10.1046/j.1365-2133.2001.04016.x
[3] Heerfordt IM. Sunscreen use at Danish beaches and how to improve coverage. Dan Med J. 2018;65(4):B5476. PMID: 29619938
[4] Heerfordt IM, Torsnes LR, Philipsen PA, Wulf HC. Sunscreen use optimized by two consecutive applications. PLoS One. 2018;13(3):e0193916. DOI: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193916
[5] Lourenco EAJ, Shaw L, Pratt H, et al. Application of SPF moisturisers is inferior to sunscreens in coverage of facial and eyelid regions. PLoS One. 2019;14(4):e0212548. DOI: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212548
[6] Berrada-Gomez MP, Bui B, Bondarenko H, Ferret PJ. Particle size distribution in the evaluation of the inhalation toxicity of cosmetic spray products. Regul Toxicol Pharmacol. 2023;139:105359. DOI: https://doi.org/10.1016/j.yrtph.2023.105359
[7] Chen BT, Afshari A, Stone S, et al. Nanoparticles-containing spray can aerosol: characterization, exposure assessment, and generator design. Inhal Toxicol. 2010;22(13):1072-1082. DOI: https://doi.org/10.3109/08958378.2010.518323
[8] Bashir A, Lambert P. Microbiological study of used cosmetic products: highlighting possible impact on consumer health. J Appl Microbiol. 2020;128(2):598-605. DOI: https://doi.org/10.1111/jam.14479
[9] Sohn M, Hêche A, Herzog B, Imanidis G. Film thickness frequency distribution of different vehicles determines sunscreen efficacy. J Biomed Opt. 2014;19(11):115005. DOI: https://doi.org/10.1117/1.JBO.19.11.115005
[10] Mavon A, Miquel C, Lejeune O, Payre B, Moretto P. In vitro percutaneous absorption and in vivo stratum corneum distribution of an organic and a mineral sunscreen. Skin Pharmacol Physiol. 2006;20(1):10-20. DOI: https://doi.org/10.1159/000096167
[11] Odio MR, Veres DA, Goodman JJ, et al. Comparative efficacy of sunscreen reapplication regimens in children exposed to ambient sunlight. Photodermatol Photoimmunol Photomed. 1994;10(3):118-125. PMID: 7947191
[12] Diffey BL. When should sunscreen be reapplied? J Am Acad Dermatol. 2001;45(6):882-885. DOI: https://doi.org/10.1067/mjd.2001.117385
위 12편은 PubMed에 등재된 논문입니다. 본문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이며, 개인의 상태에 대한 판단은 진료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본 게시물은 의료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제로랩의원에서 직접 작성했습니다. 모든 시술은 개인의 피부 상태와 체질에 따라 결과가 다르고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시술 여부는 진료를 통해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한 뒤 결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