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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랩 피부강의

여드름과 음식, 우유를 끊으면 여드름이 좀 좋아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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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홍대입구역 1번출구 제로랩 의원 김동원 대표원장입니다.

여드름으로 오시는 분들께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피부가 너무 안 좋은데, 여드름 피부는 먹는걸 어떻게 조심해야 하나요?」입니다. 우유를 끊어야 하느냐, 밀가루가 문제냐, 초콜릿은 어떠냐를 거의 매번 여쭤보십니다.

답부터 말씀드리면 음식은 원인의 일부입니다. 전부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관하지도 않습니다. 오늘은 그 사이가 어디쯤인지를 숫자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쌍둥이 연구가 나눈 유전 81퍼센트와 개인 환경 19퍼센트를 보여주는 숫자 카드

음식이 차지하는 몫부터 보겠습니다

여드름은 유전의 영향이 큽니다. 그런데 이 「크다」가 어느 정도인지를 잰 연구가 있습니다.

일란성 458쌍과 이란성 1,099쌍, 모두 1,557쌍의 쌍둥이를 분석한 연구입니다. 유전 모델을 돌렸더니 여드름 성향에서 나타나는 차이의 81%가 유전으로 설명됐습니다(95% 신뢰구간 73~87%)[1].

중요한 것은 나머지입니다. 같은 모델이 19%는 개인마다 다른 환경요인이라고 말합니다. 쌍둥이끼리도 공유하지 않는, 그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요인입니다. 음식은 이 19% 안에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족력이 있으시면 그 이야기를 먼저 드리고, 그 다음에 19%를 봅니다. 유전이 크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우유 — 연관은 나오는데 방향이 통념과 다릅니다

관찰연구 14편을 모은 메타분석이 있습니다. 여드름 23,046명과 대조군 55,483명, 모두 78,529명입니다.

구분오즈비
유제품 전체1.25
우유 전체1.28
전지유1.22
저지방·무지방 우유1.32
요구르트1.36
치즈1.22 (신뢰구간 하한이 1.00)

저지방·무지방 우유가 전지유보다 높습니다[2]. 다른 메타분석에서는 무지방유가 1.82로 더 벌어지기도 합니다[3]. 「기름진 것이 문제」라는 통념과 반대 방향입니다.

치즈는 신뢰구간 하한이 정확히 1.00이라 연관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자리입니다. 이런 것까지 같이 말씀드리는 이유는 뒤에 나옵니다.

우유 종류별 오즈비를 나란히 놓은 막대그래프

그런데 같은 저자들이 반대 결과를 냈습니다

이 글에서 가장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입니다.

위 메타분석을 쓴 연구진이 같은 학술지 같은 호에 다른 연구를 하나 더 실었습니다. 덴마크 성인 20,416명을 대상으로, 우유를 소화하는 능력을 결정하는 유전자형을 기준으로 나눠 본 연구입니다. 설문이 아니라 유전자로 나누면 「여드름이 있어서 식습관을 다르게 기억한다」는 문제를 피할 수 있습니다.

결과는 연관 없음이었습니다. 20~39세 여성에서 오즈비 0.93, 남성 0.49였고 둘 다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습니다. 유전자형으로 나눈 비교도 0.84로 유의하지 않았습니다[4].

메타분석 쪽에는 출판편향이 저자 인정으로 붙어 있습니다(p = 4.71×10⁻⁵). 보정을 넣으면 연관이 약해진다고도 적혀 있습니다[2].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많이 마시는 사람에게서 연관이 관찰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그 연관이 인과인지는 아직 갈려 있고, 같은 연구진이 양쪽 결과를 다 내놓은 상태입니다.

그러면 섭취량을 줄이면 되나요?

진료실에서 제가 가장 자주 받는 되물음입니다. 끊지는 못하겠고 줄이면 되느냐는 것이죠.

문헌이 말해주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많이 먹는 쪽에서 연관이 더 큽니다. 섭취 빈도로 나눈 자료를 보면 주 2~6잔 구간은 오즈비 1.24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고, 하루 1잔 1.41, 하루 2잔 이상 1.43으로 올라갑니다[2]. 용량-반응을 따로 분석한 연구에서도 유제품·전지유·무지방유에서 선형 관계가 유의했습니다[3].

다른 음식에서도 비슷한 모양이 나옵니다. 상하이 중학생 1,299명을 본 연구에서 고당·고지방 항목을 몇 개나 먹는지로 점수를 매겼더니, 2개까지는 유의하지 않다가 3개부터 유의해졌습니다(오즈비 2.23 → 2.14 → 3.12)[5].

그런데 여기서 멈춰야 합니다.

섭취량을 줄이는 개입을 시험한 연구가 한 편도 없습니다. 완전히 끊어본 시험도 없습니다. 위 숫자들은 전부 「많이 먹는 사람과 적게 먹는 사람을 비교한」 관찰 자료이지, 「줄였더니 좋아졌다」가 아닙니다.

그리고 낮은 구간에서 유의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 정도는 괜찮다」는 증명도 아닙니다. 그 구간의 사람 수가 모자라 통계가 안 잡혔을 수도 있습니다.

혈당부하 — 시험은 있는데 결과는 제각각입니다

식단 전체의 혈당부하를 낮추는 쪽은 무작위 시험이 몇 편 있습니다.

12주 동안 남성 43명을 저혈당부하 식단군과 대조군으로 나눈 시험에서 총 병변이 21.9개 감소 대 13.8개 감소로 갈렸습니다(p = 0.01)[6]. 한국에서도 32명을 10주간 본 시험이 있는데, 병변 수뿐 아니라 조직검사에서 피지선 크기가 줄고 염증 지표가 낮아진 것까지 확인됐습니다[7].

반대 결과도 있습니다. 인도에서 84명을 대상으로 과산화벤조일 단독과 과산화벤조일 + 저혈당부하 식단을 비교한 시험에서는, 여드름 개수에 차이가 없었습니다(p = 0.931). 체질량지수와 인슐린 저항성만 식단군에서 좋아졌습니다[8].

그리고 양성이 나온 시험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43명 시험에서 식단군은 12주 동안 체중이 2.9kg 줄었습니다. 저자들이 무엇이 효과를 냈는지 구분해 내지 못했다고 직접 적었습니다[9].

튀김, 밀가루, 초콜릿 — 하나씩 다릅니다

질문이 가장 많은 세 가지인데 근거의 정도가 제각각입니다.

튀김은 근거가 빈약합니다. 태국 2,467명을 조사한 연구에서 기름지고 튀긴 음식을 주 3회 넘게 먹는 경우 보정 오즈비 1.84였습니다[10]. 프랑스 24,452명 코호트에서도 지방·당류 식품이 1.54로 나왔습니다[11]. 다만 둘 다 단면·관찰 자료이고, 먹여보는 시험은 없습니다.

밀가루는 근거가 가장 약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밀가루 자체를 따로 떼어 본 연구를 찾지 못했습니다. 혈당지수 연구들은 식단을 통째로 바꾼 것이라 밀가루의 몫을 알 수 없습니다. 글루텐을 빼보는 여드름 연구도 없습니다. 같은 태국 연구에서 흰쌀이 1.80으로 나오긴 하는데[10], 그건 쌀이지 밀가루가 아닙니다.

초콜릿은 뜻밖에 셋 중 근거가 가장 높습니다. 설탕과 유제품을 뺀 100% 무가당 코코아만 캡슐로 먹인 이중맹검 위약대조 시험에서 4일과 7일에 병변이 유의하게 늘었습니다(완료 13명)[12]. 설탕이 거의 없는 99% 다크초콜릿을 하루 25g씩 4주 먹인 연구에서도 2주째부터 병변이 늘었습니다(25명)[13]. 「초콜릿은 설탕 때문」이라는 설명이 전부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다만 표본이 13명, 25명입니다. 단정할 크기가 아닙니다.

덧붙이면, 오랫동안 「초콜릿은 여드름과 무관하다」의 근거로 쓰인 1969년 연구가 있는데, 2011년에 그 설계가 공개적으로 반박됐습니다[14]. 통념의 출처가 그렇게 튼튼하지 않았던 셈입니다.

튀김 밀가루 초콜릿의 근거 수준을 묻고 답하는 질문 카드

그래서 저희는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끊으라고 하지 않습니다.

대신 드시는 것 중에서 반복적으로 올라오는 것이 있는지 먼저 찾아보시라고 말씀드립니다. 특정 음식을 먹고 며칠 뒤에 올라오는 일이 몇 번 겹치면, 그것만 줄여보는 것이 시작점이 됩니다.

여기서도 밝힐 것이 있습니다. 이 방식 자체를 검증한 연구는 없습니다. 식이일지를 쓰거나 의심되는 음식을 뺐다가 다시 먹어보는 방식을 여드름에서 시험한 연구를 저희는 찾지 못했습니다. 진료에서 하는 판단이지 문헌에서 가져온 것이 아닙니다.

다만 방향은 어긋나지 않습니다. 올해 나온 유럽 리뷰는 제한이 심한 식단은 피하고 균형 잡힌 식사와 건강한 체중을 권하라고 정리하고 있습니다[15]. 미국피부과학회가 2024년에 낸 여드름 진료지침에도 권고 18개와 모범진료 5개 어디에도 식이 항목이 없습니다[16].

음식을 줄이는 것으로 치료를 대신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흉터는 치료를 미룰수록 늘어납니다.

반복적으로 올라오는 음식을 찾아가는 순서를 정리한 흐름도

저희가 상담 시 확인하는 것

  • 언제부터 심해졌는지와 그 무렵 달라진 것 — 음식만이 아니라 수면·스트레스·화장품을 같이 여쭙니다
  • 특정 음식 뒤에 반복해서 올라온 적이 있는지 — 한 번은 우연일 수 있습니다
  • 이미 빼고 계신 음식이 있는지 — 제한이 과하면 그것부터 풀어드립니다
  • 가족 중에 여드름이 심했던 분이 있는지 — 유전 기여가 큰 쪽인지 가늠합니다
  • 지금 쓰고 계신 바르는 약과 기간 — 식단보다 이쪽이 먼저입니다
상담 전 정리해오시면 좋은 항목 체크리스트

마무리

많은 분들께서 특정 음식만 끊으면 여드름이 잡힌다고 생각하십니다. 그렇게 되지는 않습니다.

유전이 설명하는 몫이 크고, 음식은 나머지 19% 안의 일부입니다. 우유는 연관이 관찰되지만 같은 연구진이 반대 결과도 내놓았고, 혈당부하는 시험이 있으나 결과가 갈립니다. 양을 줄였더니 좋아졌다는 시험은 아직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드시는 것을 통째로 바꾸시라고 하지 않습니다. 반복해서 걸리는 것 한두 가지를 찾아 그것만 줄여보시고, 치료는 치료대로 하시는 편이 낫다고 봅니다.


참고문헌

[1] Bataille V, Snieder H, MacGregor AJ, Sasieni P, Spector TD. The influence of genetics and environmental factors in the pathogenesis of acne: a twin study of acne in women. J Invest Dermatol. 2002;119(6):1317-1322. DOI: https://doi.org/10.1046/j.1523-1747.2002.19621.x

[2] Juhl CR, Bergholdt HKM, Miller IM, Jemec GBE, Kanters JK, Ellervik C. Dairy intake and acne vulgari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78,529 children, adolescents, and young adults. Nutrients. 2018;10(8):1049. DOI: https://doi.org/10.3390/nu10081049

[3] Aghasi M, Golzarand M, Shab-Bidar S, Aminianfar A, Omidian M, Taheri F. Dairy intake and acne development: a meta-analysis of observational studies. Clin Nutr. 2019;38(3):1067-1075. DOI: https://doi.org/10.1016/j.clnu.2018.04.015

[4] Juhl CR, Bergholdt HKM, Miller IM, Jemec GBE, Kanters JK, Ellervik C. Lactase persistence, milk intake, and adult acne: a Mendelian randomization study of 20,416 Danish adults. Nutrients. 2018;10(8):1041. DOI: https://doi.org/10.3390/nu10081041

[5] Cai R, et al. Association between dietary patterns and acne among adolescents in Shanghai. Front Public Health. 2026;14:1827055. DOI: https://doi.org/10.3389/fpubh.2026.1827055

[6] Smith RN, Mann NJ, Braue A, Mäkeläinen H, Varigos GA. A low-glycemic-load diet improves symptoms in acne vulgaris patients: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J Am Acad Dermatol. 2007;57(2):247-256. DOI: https://doi.org/10.1016/j.jaad.2007.01.046

[7] Kwon HH, Yoon JY, Hong JS, Jung JY, Park MS, Suh DH. Clinical and histological effect of a low glycaemic load diet in treatment of acne vulgaris in Korean patients: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Acta Derm Venereol. 2012;92(3):241-246. DOI: https://doi.org/10.2340/00015555-1346

[8] Pavithra G, Upadya GM, Rukmini MS.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of topical benzoyl peroxide 2.5% gel with a low glycemic load diet versus topical benzoyl peroxide 2.5% gel in the treatment of mild to moderate acne. Indian J Dermatol Venereol Leprol. 2019;85(5):486-490. DOI: https://doi.org/10.4103/ijdvl.IJDVL_109_17

[9] Smith RN, Mann NJ, Braue A, Mäkeläinen H, Varigos GA. The effect of a high-protein, low glycemic-load diet versus a conventional, high glycemic-load diet on biochemical parameters associated with acne vulgaris: a randomized, investigator-masked, controlled trial. Am J Clin Nutr. 2007;86(1):107-115. DOI: https://doi.org/10.1093/ajcn/86.1.107

[10] Roengritthidet K, Kamanamool N, Udompataikul M, et al. Association between diet and acne severity: a cross-sectional study in Thai adolescents and adults. Acta Derm Venereol. 2021;101(12):adv00611. DOI: https://doi.org/10.2340/actadv.v101.569

[11] Penso L, Touvier M, Deschasaux M, et al. Association between adult acne and dietary behaviors: findings from the NutriNet-Santé prospective cohort study. JAMA Dermatol. 2020;156(8):854-862. DOI: https://doi.org/10.1001/jamadermatol.2020.1602

[12] Caperton C, Block S, Viera M, Keri J, Berman B.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study assessing the effect of chocolate consumption in subjects with a history of acne vulgaris. J Clin Aesthet Dermatol. 2014;7(5):19-23. PMID: 24847404

[13] Vongraviopap S, Asawanonda P. Dark chocolate exacerbates acne. Int J Dermatol. 2016;55(5):587-591. DOI: https://doi.org/10.1111/ijd.13188

[14] Goh W, Kallianpur KJ, Chow D, Fujii L. Chocolate and acne: how valid was the original study? Clin Dermatol. 2011;29(4):459-460. DOI: https://doi.org/10.1016/j.clindermatol.2011.05.002

[15] Dessinioti C, Dréno B. Diet and acne: a review. J Eur Acad Dermatol Venereol. 2026. DOI: https://doi.org/10.1111/jdv.70504

[16] Reynolds RV, Yeung H, Cheng CE, et al. Guidelines of care for the management of acne vulgaris. J Am Acad Dermatol. 2024;90(5):1006.e1-1006.e30. DOI: https://doi.org/10.1016/j.jaad.2023.12.017

위 16편은 PubMed에 등재된 논문입니다. 본문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이며, 개인의 상태에 대한 판단은 진료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본 게시물은 의료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제로랩의원에서 직접 작성했습니다. 모든 시술은 개인의 피부 상태와 체질에 따라 결과가 다르고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시술 여부는 진료를 통해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한 뒤 결정해 주시기 바랍니다.